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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환자 사이의 미싱링크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최근 산부인과학회가 개최한 분만 인프라 붕괴 관련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패널로 나선 모 연자는 사석에서 "학회의 현상 진단이나 대책 모두 훌륭하다"며 "아쉬운 건 이런 목소리가 학회가 아닌 국민들의 입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의사들의 지원 부족을 둘러싼 앓는 소리는 지겹게 들어왔지만 해결은 요원하다는 게 그의 판단. 부족한 건강보험 재원은 기정 사실이고, 남은 건 어떻게 재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할지의 문제인데 이 부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아무래도 국민의 목소리라는 것이다.재원을 어떻게 배분할지의 문제는 사실 논리나 이성의 문제라기 보다, 당대 사회 구성원이 가장 문제라고 인식하는 영역, 즉 사회적 합의의 영역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대국민에 대한 설득, 홍보는 어떤 방식이 가장 효율적일까. 아니 그것보다 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으로부터 발원하는 의료계 관련 문제 제기가 부족한 걸까.개인적으로 콘텐츠 소비와 관련된 문화 현상 중에 흥미롭게 지켜보는 지점이 있다.최근 4차 산업 혁명, 사회의 고도화와 맞물려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직업이 뜨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과학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일반인이나 학생들에게 어려운 과학적 이론이나 배경을 알기 쉽게 풀어 전달하는 일을 한다.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신종 직업으로 알려지기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바로 그런 역할을 담당했다.양자역학 강의로 유명한 경희대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수십 편의 방송 패널 출연은 물론 맥주 광고에도 주연으로 나서며 소위 연예인급으로 떴다. 그렇다고 그가 입담이나 개인기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흥미를 유발시킨 것도 아니다. 물리학자 관점에서 본 사회 현상 해석이나 물리학적 지식의 전달이 인기를 끈다는 건 그만큼 사회 고도화와 맞물려 세부적인 지식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방증이다.대표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꼽히는 궤도 역시 방송가에서 한창 몸값을 높이고 있다. 홍대 건축학과 유현준 교수도 건축 커뮤니케이터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유 교수는 서울이 미적 감각이 떨어지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된 결정적 원인으로 대중이 무엇이 좋은 건축인지 모른다는 점을 꼽은 바 있다. 대중으로부터 발원하는 좋은 건축에 대한 정의 및 철학, 관점이 생긴다면 이는 좋은 건축에 대한 수요가 되고, 이런 수요가 좋은 건축에 대한 공급으로 이뤄지는 선순환이 된다는 것이다.미국 NASA의 2024년 예산은 36조 8560억원에 달한다. 우주 탐험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대중들의 '사회적 합의'나 '암묵적 동의'가 있었기에 이 정도 규모의 통큰 지원이 매년 이뤄질 수 있었다. NASA가 탐사 활동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최대한 대중 친화적으로 설명하는 것도 대중을 설득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각 분야의 커뮤니케이터가 전문지식을 대중이 소화하기 쉽게 전달하는 과정은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중요한 지점이 된다.임상에만 길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은 의사와 환자, 그 중간에 미싱링크(missing link)가 있지만 다방면에서 의학적 지식을 말랑말랑한 컨텐츠로 재가공해 전달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그간 의학계의 대국민 설득은 공감대 형성보다는 불친절한 논리/이성에 기댄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의대 교육에서부터 의학 커뮤니케이터의 중요성을 알린다면 언젠가 의학계에서도 스타급 커뮤니케이터가 나오지 않을까. 공감은 이해로부터 나온다. "이러다가는 다 죽어"라는 국민 목소리도 공감에서 발원한다.
2023-10-16 05:00:00오피니언

오픈 액세스가 필요한 이유

메디칼타임즈=신유찬 의대생(가천의대 예과1년) 나는 몇 달 전부터 멘토 교수님의 지도 하에 논문 작성에 참여했다. 생애 처음으로 참여하는 정식 연구 활동이라 배울 것도, 자잘한 실수도 많았지만 마침내 한 국제 '오픈 액세스' 내분비학 저널에 게재되는데 성공했다.그러나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했다. 오픈 액세스 저널은 열람료와 구독료가 없기 때문에 운영비를 연구자에게 부담하지만, 대신 접근성이 굉장히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게재한 논문은 마치 해마다 갱신되는 교과서처럼 이전에 알려진 사실을 새로 밝혀진 사실과 함께 정리하는 '리뷰 논문'이었다. 따라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열람료와 구독료가 없는 '오픈 액세스' 저널에 올리는 것이 현명하다 판단했다.오픈 액세스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면서 나는 통상적인 과학 저널의 운영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 대다수의 연구는 정부 지원, 즉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나온다. 대중에게도 유명한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구독 저널의 경우, 투고 비용이 적은 대신 구독료 혹은 학회 회원비로 운영 비용을 장만한다. 마치 신문이나 잡지의 운영 방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구독 저널은 논문 저자에게 급여를 지불하지 않는다.여기에 과학적 방법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계인 동료 평가가 마찬가지로 무급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논문 한 편을 보기 위해 국민은 연구 자금, 동료 평가비, 그리고 실제 열람료까지 3회 부담하는 것이다.과학 출판사는 연구자, 평가자와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앗아가 막대한 수익을 거둔다. 2018년 소위 말하는 빅 파이브(the big five) 과학 출판사 중 엘스비어는 36.84%, 와일리는 30.56%, 프랜시스 앤 테일러는 2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해 4분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알파벳의 수익률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이 부조리한 체계를 빅 파이브 출판사 측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정당화한다. 구독 저널의 높은 수익률은 일러스트 제공, 학회 개최, 영향력 분석, 사설과 질 높은 동료 평가로 설명될 수 있다는 뜻이다.하지만 학회 개최, 일러스트 제공과 사설은 오픈 액세스 체계에서도 쉽게 제공하며, 핵심적인 논문 출판에 있어 부가적인 부분일 뿐이다. 결국 구독 저널 체계의 최대 강점은 질 높은 동료 평가라는 뜻인데, 이것마저 흔들리고 있다.게재 취소된 논문을 기록하는 웹사이트 Retraction Watch에 따르면, 게재 취소되기 전 가장 많이 인용되었던 논문 10편 중 6편이 네이처, 사이언스, 란셋과 NEJM이 출판한 것이었다. 이 중 2위는 1998년에 게재된 MMR 백신과 자폐증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논문으로, 2012년이 되어서야 연구 윤리 위반으로 게재 취소되었다.10년이 지난 현재, 성급한 게재는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심각해졌다. 지난 2년 동안  Retraction Watch가 발제한 게재 취소된 코로나19 관련 논문만 200편이 넘으며, 란셋은 이 중 6편을 게재했었다. 이런 논문들이 조장한 백신 반대 운동과 반과학주의를 보면, 정말 구독 저널의 신뢰도가 오픈 액세스 저널보다 높은지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이처럼 구독 저널 출판사의 탐욕과 부조리는 현재의 구독 저널 체계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물론 오픈 액세스 저널 체계가 완벽한 답이라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오픈 액세스 저널의 수는 늘어나 결국 임상 의학 저널의 50%까지 도달하긴 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오픈 액세스 저널은 비용을 연구자에게 부담한다. 그리고 많은 오픈 액세스 저널은 제대로 된 동료 평가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터무니없이 높은 투고비를 요구하는 소위 '약탈적 저널'이기도 하다.또한 논문의 최종 가격은 과학 시장의 손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오픈 액세스 저널이 늘어나면서 지금보다 더 비싸질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주체인 정부의 강한 윤리적/경제적 규제가 필요하다.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내가 오픈 액세스 저널을 지지하는 이유는 오픈 액세스 저널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공공의 이익이 구독 저널이 버는 수익보다 막대하기 때문이다.오픈 액세스 저널은 높은 접근성으로써 일반 대중의 과학 참여를 장려한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일반인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은 값비싼 구독 저널 대신 오픈 액세스 저널로부터 얻은 전문 지식을 대중에게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고등학생 잭 안드라스는 오픈 액세스 저널 덕분에 획기적인 췌장암 테스트기를 발명했다.대중은 과학에 참여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중은 거의 항상 언론과 정치인을 통해 과학과 의학을 접했기 때문에 과학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잘 모른다. 어떤 이들은 과학이 엘리트 계층에 의해 조작된다고 믿고 있고, 또 어떤 이들은 과학은 절대적이라 믿고 있다. 과학을 왜곡하는 것은 대중의 불신과 맹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솔직한 대화를 유지하기 힘들다.현재처럼 소셜 미디어와 교차 검증 안 된 언론 덕분에 반과학주의가 범람하는 시대에서 대중은 더 적극적일, 출판사는 더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 많은 논객들은 왜곡된 과학을 보며 언론, 정계와 대중을 탓하지만, 나는 애초에 과학을 고립된 공동체로 만든 출판사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출판사는 베일에 감춰진 과학을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다.
2022-01-24 05:30:00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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